살림 9단이 수건 빨 때 꼭 넣는다는 그 가루 정체
또 수건 쉰내

샤워하고 보송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데 쿰쿰한 냄새가 훅 올라올 때가 있다. 분명 빨아서 넣어둔 수건인데 왜 이러나 싶다.
여름철 습한 날엔 유독 더 심하다. 나만 그런가 했는데, 알고 보니 이거 때문에 속앓이하는 집이 한둘이 아니더라.
손님 오기 전에 수건 냄새부터 신경 쓰이는 마음, 겪어본 사람은 다 안다. 깨끗이 빨아 갠 수건인데 냄새가 나면 괜히 살림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하다.
삶아도 그대로
처음엔 세제 문제인가 싶어 종류도 바꿔보고, 섬유유연제도 평소보다 많이 넣어봤다. 그래도 그때뿐이었다.
큰맘 먹고 수건만 따로 삶아도 봤는데, 며칠 지나 젖으면 또 그 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왔다. 게다가 자주 삶으면 수건 올이 금세 헤지고 거칠어져서 오래 쓰지도 못했다.
결국 멀쩡해 보이는 수건 몇 장을 버린 적도 있다. 새 수건 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러기도 아까웠다. 그러다 반신반의하며 살림 잘하는 옆집 언니한테 물어봤다.
그 가루 정체는
돌아온 답이 "탄산소다 한 스푼 넣어봐"였다. 그 가루 정체가 바로 탄산소다, 워싱소다라고도 부르는 살림템이다. 많이들 과탄산소다랑 헷갈리는데 둘은 다르다.
과탄산소다는 표백 작용이 있어 흰옷 위주로 쓰지만, 탄산소다는 표백 없이 알칼리도를 높여서 때와 피지를 분해해주는 가루다. 수건 냄새의 원인은 섬유 속에 남은 모락셀라균인데, 잘 안 빠진 세제 찌꺼기와 피지가 세균 먹이가 된다.
평소에 빨아도 이 먹이가 섬유 깊숙이 남아 있으면, 마른 상태에선 멀쩡하다가 물에 젖는 순간 냄새가 다시 살아나는 식이다.
그러니 이 먹이를 깔끔하게 걷어내는 게 냄새 잡는 핵심이다. 탄산소다는 강알칼리라 이 세제 찌꺼기와 피지를 분해하는 데 힘을 보태고, 수돗물 속 칼슘 성분도 잡아줘서 세제가 더 잘 빨리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빨았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선 세탁 전에 수건만 따로 모으는 게 좋다. 땀에 젖은 다른 빨래와 섞이면 그만큼 오염이 옮겨붙기 때문이다. 탄산소다는 찬물에 잘 안 녹으니 40도 이상 따뜻한 물에 녹여서 세제와 함께 넣는다.
세탁기에 온수 모드가 있으면 활용하고, 가능하면 한 달에 한 번쯤 60도 이상 고온이나 삶음 코스로 돌려주면 살균까지 된다.
헹굼은 꼭 2회 이상 강하게 해서 잔여물을 다 씻어내야 한다. 마지막 헹굼에는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나 구연산을 한두 티스푼 넣으면 알칼리도 중화되고 향도 산뜻하다.
마무리로 햇빛에 바짝 말리면 자외선 살균까지 챙길 수 있다. 건조기를 쓴다면 뜨거운 김이 충분히 식은 뒤에 개는 게 눅눅함을 막는 데 좋다.
흰수건 색수건
여기서 한 가지 갈린다. 색깔 수건은 탄산소다가 답이다. 표백 작용이 없어서 색이 빠질 걱정이 없다. 반대로 흰 수건인데 쉰내가 정말 심하다면, 산소계 표백제인 과탄산소다가 살균과 탈취에 더 강하다.
단, 과탄산소다는 색깔 수건에 쓰면 물이 빠질 수 있으니 흰색에만 써야 한다. 둘 다 강알칼리라 맨손에 닿으면 따가울 수 있어 고무장갑을 끼는 게 좋고, 울이나 실크 같은 동물성 섬유에는 쓰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수건에서 냄새가 난다면 세탁기 통 자체에 곰팡이가 끼었을 수도 있으니 한 달에 한 번쯤 통세척을 같이 해주면 효과가 더 오래간다.
솔직히 써보니
탄산소다 넣고 빨기 시작한 뒤로는 멀쩡한 수건을 냄새 때문에 버리는 일이 확 줄었다. 세제만 쓸 때보다 확실히 덜 쿰쿰하고, 수건 결도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다만 한 번 넣는다고 영원히 안 나는 건 아니다.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쌓아두면 또 냄새가 도니까, 사용한 수건은 펴서 바짝 말려 모으는 습관이 사실 반은 먹고 들어간다.
나는 색깔 수건엔 탄산소다, 흰 수건엔 과탄산소다로 나눠 쓰니 한결 만족스러웠다. 비싼 세제를 새로 사는 것도 아니고, 가루 한 스푼 더하는 정도라 부담도 없다.
한 통 사두면 수건뿐 아니라 행주나 속옷 빨 때도 두루 쓸 수 있어 쟁여둘 만하다. 여러분은 수건 냄새 어떻게 잡으세요? 효과 본 방법 있으면 댓글로 같이 나눠주세요.
댓글
댓글 쓰기